이하진 작가님 "도박 중독자의 가족" 웹툰 단행본 감상 후기

우연히 카카오웹툰에서 이 작품을 봤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가족" 이라는 제목의 웹툰이었죠. 빼어난 그림체는 아닌데 개인적으로 저는 오히려 이런 스타일을 더 선호합니다. 자꾸 봐도 질리지가 않거든요. 가끔 있어요. 특히 지금처럼 이세계물이 판을 치고 생산형 그림체가 난무하는 시기에 정감이 안 가는 그림체가 말이죠. CG 범벅인 웹툰이 더욱 그렇고요. 따라서 저는 이런 소소한 그림체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스토리는 더더욱 마음에 들었습니다.


2023 부천국제만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한 작품이었더라고요. 저도 단행본을 받아보고 알았습니다. 웹툰 제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이건 도박중독자의 가족 이야기입니다. 저기 아이를 안고 있는 인물이 이 만화의 주인공입니다. 이하진 작가님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겨있죠. 그리고 도박 중독에 걸린 사람은 바로 남편의 셋째 남동생이고요. 남편은 장남이고 밑으로 3명의 남동생이 더 있습니다. 그 중 셋째가 도박 중독자이며 그로 인해 집안이 박살하는 지극히 현실적인 스토리 라인입니다. 어떤 식으로 망해가는지 적나라게 나옵니다. 제 주변에는 다행히 도박 중독자는 없습니다만, 만약에? IF? 가족 중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어떤 식으로 대처하면 좋을지에 대한 내용도 실려있어요. 물론 직접 겪게 되는 현실은 만화보다 더 다이나믹하고 몇백배는 힘들것 같긴 합니다. 그래도 한 줄기 빛이 될 수 있는 훌륭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만화에는 "공동의존" 이라는 개념이 나옵니다. 가족 사이에는 아무래도 타인과는 비교도 안 되는 끈끈한 정이 이어져 있습니다. 특히 유교 사회인 한국은 이런 부분이 더 심하죠. 특히 이런 공동의존은 여성에게 더 강화되어 있어요. 그도 그럴것이 남편은 보통 직장은, 아내는 임신 및 출산을 하게 되면 보통 대부분은 집에서 집안일을 하게 되거든요. 지금은 여기에서 한술 더 떠서 직장 + 육아까지 떠맡게 되죠. 많이 개선되었다 할지라도 이미 주변에 결혼한 여자애들 보면 대부분 이 루트를 거칩니다. 그래서 그런지 가족의 문제를 본인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고 어떻게든 이 사태를 해결하려는 그런 의지가 여성에게 더 강하게 적용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책임감있는 남편들도 많아요. 그치만 남편의 생활 패턴은 대부분 직장에 맞춰져있기에 상황이 살짝 다릅니다. (이것도 책에 나옴) 만약 여성이 집안의 가장을, 남편이 아이를 낳는 존재였다면 아마 이 상황은 바뀌었겠죠. 저는 남자여도 이 만화에서 꽤 많은 부분을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도박 중독자의 경우에는 자신이 도박 환자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는 경우가 잘 없다고 합니다. 또한 가족들 중 그 누구도 도박은 질병이라는 인식을 가진 사람이 잘 없어요. 그래서 상황은 점점 악화되고 심각하면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이건 실제로 뉴스에서 몇 차례 나오는 이야기죠? 돈 때문에 피바람이 부는 가족 이야기는 꽤 많아요. 도박 중독자에게는 절대로 돈을 쥐어줘서는 안 되며 바로 상담을 통해 약물 치료든, 심리 치료든 빨리 병원을 가야 하는것이 핵심이지만, 당연히 도박 중독자들 중에서 이렇게 본인의 현 상황을 인지하고 치료를 받으려는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겁니다. 설령 치료를 받아도 간단히 해결되는 문제도 아니고요. 그렇기에 도박중독은 본인 뿐만 아니라 주변인을 지옥까지 끌고가는 무서운 병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하진 작가님은 도박 중독에 걸린 셋째 도련님, 그리고 시어머니, 마지막으로 남편에 의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자신도 이 가족의 한 일원으로 생각하기에 더더욱 그렇게 되어버린 것입니다. 그렇기에 도박 중독자인 당사자가 상담받으러 오지 않고 본인이 어떻게든 이 사태를 마무리 짓고자 노력합니다. 여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데, 이미 한 번 겪어봤던 경험자였기 때문이죠. 그래서 남편 가족만큼은 본인의 사태를 겪게 하지 않으려는 사랑의 마음에서 이 스트레스가 시작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를 해결하려하면 할 수록 오히려 본인이 공동의존에 노출이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뒤 늦게 깨닫게 되죠.


문제는 이렇게 되면서 남편과의 싸움이 잦아지게 되고 그로 인해서 자식이 고스란이 2차 피해를 보게 됩니다. 이 부분에서 저 역시 공감할 수 밖에 없었던 게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였을까요? 그때 어머니, 아버지가 싸움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지같은 아버지는 그때 처음으로 손찌검을 했으며 그걸 저랑 제 동생이 눈 앞에서 목격을 했어요. 그로인한 충격은 지금도 고스란히 머릿속에 남아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그저 무서웠고 두려웠으며 우리 엄마 아빠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라는 걱정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어른들의 의견이 맞지 않아서 결국 아버지란 인간은 대화로 풀기 보다는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쓰레기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말하고자 하는건 어린이 입장에서 그게 엄청난 트라우마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죠. 대부분의 청소년 범죄는 그냥 완성되는게 아닙니다. 보호자의 잘못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는 그래도 어머니 때문에 올바른 방향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해요. 이 작품에서의 주인공도 심리 상담을 받으면서, 담당 의사가 "아이에게 시선을 떼지 마시고 한번 더 보다듬어 주십시오. 가장 상처받는건 바로 자식입니다." 라는 이야기를 해주는데 너무 울컥했습니다. 그리고 이 담당 선샌님에게도 놀라운 반전이?! 이건 스포가 될 수 있어서 여기에서는 노코멘트 하겠습니다.


왜 대상을 받았는지 알 수 있는 작품입니다. 카카오웹툰에서 회차는 그리 많지 않아서 단행본도 얇겠거니 생각했는데 이게 왠걸요? 엄청 두껍습니다. (오히려 좋아~) 또한 단행본에는 미공개 에피소드도 포함되어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런 게 바로 단행본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좋은 작품은 책으로 소장하고 싶은 욕심을 채우는 것에도 최적화 되어있고요. 너무 좋습니다. 혹시라도 아직 "도박 중독자의 가족" 이라는 작품을 안 보셨다면 꼭! 꼭!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카카오 다음에 있어요. 유료로 되어있긴 해도 방금 말씀드렸듯 회차가 적어서 2~3천원이면 다 봅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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