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전직 후기: 블로그 프리랜서에서 직장인으로 돌아온 제 2의 인생
이젠 추억
한때는 블로그로 수백만원을 벌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루 방문자가 최대 28만명이었던 시절도 있었죠. 정말 짜릿했던 영광의 순간들이었군요. 그때가 가장 전성기였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요. 블로그를 진짜 재미있게 했었던 것 같아요. 글을 쓰는 만큼 바로 바로 결과가 나왔으니까요. 신기하면서도 자신감을 한껏 드높였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이후에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서 티스토리 관련 책도 집필했고 강의도 하면서 좀 더 저란 사람의 입지를 알리기 시작했습니다. 역시 사람은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사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블로그 프리랜서에서 일반 직장인으로 전직한 지금도 말입니다.
과거 회상
제 블로그의 시작은 네트워크 마케팅 시절때로 돌아갑니다. 20대 후반에 다이아몬드 직급까지 올라가고 진급 후 현타를 쎄게 맛본 후 그 일을 관둘때에도 저는 세상이 다 끝나버리는 줄 알았어요. 전역 후 지금까지 몸을 담군 곳에서 남은 곳이라고는 진짜 친구, 그리고 남동생과의 돈득한 정 말고는 없었으니까요. 그래서 더 괴로웠고 그때 한줄기 희망으로 다가온게 바로 블로그였습니다.
처음부터 블로그를 순수하게 운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때 당시 온라인 부업이 한창 붐이었는데 그 중 하나를 제가 알게 된 것이죠. 흔히 딜러라는 단어도 그때 엄청 유행하기 시작했고요. 요즘은 거의 사라지긴 했는데 아마 찾아보면 아직도 미약하게나마 활동하는 사람이 있을겁니다. 가장 흔한 패턴은 바로 통장 인증! 지금 생각해보면 저 역시 돈으로 낚였던 겁니다. 돈이 급한 사람이니 그 막대한 수익이 찍힌 통장을 보면 눈이 돌아가겠죠.
블로그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저는 거의 맨 땅에 헤딩하듯 하나 하나 익혀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글 제목을 어떻게 써야 좋을지, 방문자는 어떻게 늘리면 좋은지, 블로그 테마는 또 어떻게 변경하는지 등등요. 그때 저는 깨달았습니다. 블로그라는 플랫폼이 상당히 재밌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실제로 딜러 활동을 할 때보다 그냥 제가 순수하게 좋아하는 글을 쓸 때 보람되고 시간 가는줄도 모르며 유익하다는 것도 그때 알게 된 사실이었죠. 딜러는 방문자수를 늘리는 것에만 집중했어야 했기에 온갖 말도 안 되는 억지 콘텐츠로 글을 써야만 했습니다. 결과는 당연히 처참했고요. 방문자수도 잘 늘지도 않았어요. 근데 제가 좋아하는 IT 관련 글로 작성하니까 방문자수가 꽤 늘었단 말이죠? 그때 확실하게 깨달은 겁니다. 역시 좋아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말입니다.
문제는 이렇게 되면 딜러 활동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고 딜러 관련 글을 작성할 자신도 없어졌습니다. 통장 관련 인증을 하던 그 선배라는 사람들도 점차 연락이 안 되기 시작! 본인은 알려줄건 다 알려줬다면서 차갑게 관계를 끊어버렸죠.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어이가 없구만. 물론 낚인 내 잘못이지...) 어차피 그들은 저로 인한 수익을 벌었을 테니까요. 그 돈을 받으면 더 이상 케어를 할 이유도 없고요. 하지만 블로그의 재미를 알아버렸기에 이후에는 순수하게 운영을 해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생계 유지는 했어야 했기에 급하게 생산직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평택에서 말입니다.
![]() |
과거 회상냥 |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2교대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근데 진짜 어려웠어요. 힘도 들고요. 특히 반복되는 작업에 금방 익숙해져 버렸고 마치 기계처럼 일을 하는 제 자신을 돌이키며 현타도 꽤 여러번 맛보았습니다. 여기에서 지금 내가 뭐 하고 있지~ 하고 말입니다. 시간도 더럽게 안 갔고요. 하지만 이 시기에도 저는 블로그를 계속해서 유지했습니다. 퇴근 후 한 시간을 덜 자는 방향으로 말이죠. 그 한 시간을 블로그에 투자했습니다. PC방에서 남들은 게임을 할 때 저는 블로그를 운영했어요. 이것마저도 재미있었습니다.
생산직 생활을 약 반년 정도 하고 서울에서 살짝 삽질(?) 좀 했다가 다시 집으로 내려와서 이제는 진짜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해보자 싶었고 PC에 관심이 많았던 저는 때마침 삼성전자서비스에서 PC 엔지니어를 뽑는 글을 보았고 바로 지원을 했습니다. 이날 면접은 먼저 도착한 순서로 진행되었는데 제가 가장 첫 순서였죠. 면접은 잘 보았고 며칠 뒤 합격 문자를 받아 이후에 삼성 서비스센터 엔지니어로 전직을 합니다. 엔지니어 생활을 하면서도 퇴근 후에는 꾸준히 블로그 관리를 했습니다. 근데 이때 네이버 블로그는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서울에서 잠깐 있었다고 했었죠? 그때 체험단 활동을 하면서 또 다른 네트워크 마케팅에 몸을 맡겼었던 시간이 있었습니다. 이것 마저도 결국 잘 안 되었지만요. 이 시기가 블로그도 돈을 쫒았고, 제 삶도 돈을 쫒아 둘 다 망했던 매우 중요한 시기였습니다. 저는 이 시기 덕분에 지금의 블로그 방향성을 갖게 되었고 지금 제 2의 인생을 살기 시작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삼성 서비스 엔지니어의 삶도 결국 영원하지는 못했습니다. 삼성이라는 브랜드 때문에 강성 클레임 고객들이 가끔씩 있었거든요. 제가 잘 못 한것도 아닌데 욕을 들어먹어야 하는 저 자신이 매우 비참했습니다. 모든 고객이 그렇진 않아요. 너무 당연한 말이죠. 오히려 감사의 표시를 하는 사람도 있었어요. 하지만 멀쩡한 신체에 눈에 거의 보이지도 않는 가시가 손가락에 박혀도 신경이 상당히 쓰이듯 이 클레임 고객 한 사람 때문에 일 만족도는 쭉쭉 떨어집니다. 스트레스도 만만찮고요. 그래서 결국 저의 정신 건강을 생각해서 삼성 서비스 엔지니어도 이렇게 막을 내리게 됩니다. 또한 이미 저품질을 먹어버린 네이버의 체험단도 확실히 정리를 할 때라고 다짐했습니다.
이후에도 관심 있는 삶을 유지해 나갔습니다. 다른 방향으로요. 직업 전문학교를 다니면서 동시에 티스토리라는 블로그로 환승을 시작해 글을 써나갔습니다. 직업학교에서 배운 프로그래밍 기술들에 대한 복습겸 강좌 글이었는데 이때부터 티스토리의 상승 곡선을 만들어 나갔습니다. 약 1년 정도의 기간동안 티스토리가 엄청나게 발전을 많이 했어요. 이때 티스토리 강좌글도 집필을 했을거란 말이죠? 스킨 커스텀부터 어떻게 적용하는지 등등... 친절한효자손이라는 닉네임은 네이버 블로그 딜러 생활 시작때 만들어진 것인데 입지는 바로 이때, 직업전문학교를 다니면서 티스토리를 운영했을 때 완성되었습니다. 이때 완성된 입지 덕분에 직업 전문학교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블로그만으로 저의 삶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꽤 오랜 기간동안 말이죠. 본문 처음에 언급했던 하루 28만명과 월 몇백만원의 결과는 모두 이 시기에 완성된 것들입니다.
그러나 AI의 발전과 티스토리의 변경된 애드센스 정책에 의해 저의 티스토리 블로그 라이프에 또 한번 제동이 걸립니다. 사람들은 검색 엔진보다 AI에게 궁금한 것들을 묻기 시작합니다. 티스토리는 이제 본인들의 애드센스를 걸어서 수익을 도모하겠다네요. 그 바람에 방문자수는 점차 감소, 수익도 60% 이상 증발하는 대 참사가 벌어졌습니다. IT의 발전이 또 한번 저를 막다른 길로 인도하게 되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시기에 이사가 예정되어 있었고요. 이사는 원기옥으로 저희 가족의 통장을 모두 모아서 힙을 합쳐 진행하는 것이었기에 저는 이사 후 여유 금전이 없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결정을 해야만 합니다. 블로그 만으로는 승산이 없으니 다시 한 번 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요. 책도 집필하고 블로그로 승승장구했었던 저는 온데간데 없다는 사실을 또 한번 인정해야만 합니다.
그런데 이게 처음이면 모르겠는데 이미 저는 과거에 한 번 현실을 인정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경험을 했단 말이죠? 그래서 그런지 이번에 다시 한 번 직장 생활을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을 때 그렇게 엄청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단지 걱정되는건 이제 40대가 되어버린 저를 과연 써 줄 회사는 있을지, 그리고 나는 그 회사에서 잘 적응을 할 지였습니다. 프리랜서였던 시간이 거의 10년 이상인데 어쩌면 나는 사람들과의 커뮤니티 능력이 사라져서 직장 생활에 악영향을 주는게 아닐까라는 부분도 걱정이었고요. 하지만 걱정만 해서는 답이 없습니다. 일단은 무조건 부딫 힐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번에도 당연히 저는 관심 있는 일 쪽으로 알아봤습니다. 사실 이번에도 엔지니어 쪽으로 일을 찾아봤어요. 클레임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일 자체는 저와 완전 잘 맞았습니다. 삼성전자서비스 시절에도 클레임을 빼면 일 만족도는 최상이었습니다. AS 접수가 밀려서 밤 10시에 퇴근한적도 있어요. 그때 저는 불만이 1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노트북 / PC 분해하고 조립하는데 정신이 팔려서 시간 가는 줄도 몰랐죠. 그야말로 IT 기기 조립 분해는 완전 제 적성이었습니다. 그냥 고객 상담없이 분해 조립만 하는 일이었다면 정말 일 만족도가 최상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근데 역시 나이 탓일까요? 이력서는 여러군데 넣었는데 정작 열람만 하고 연락이 오는 곳은 없었습니다. 이제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해야만 했습니다. 일단은 단순 알바를 하면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현재 취미로 진행하고 있는 이모티콘에 좀 더 매진해 틈나는대로 출품을 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굿 타이밍
그러던 와중에 지원했던 곳 중 홈플러스 삼성대리점에서 문자가 왔습니다. 면접이 가능한지 물어보더라고요. 관심이 있던 곳이었기에 면접을 잡았습니다. 면접은 성공적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바로 시작할 수 있는지를 물어보더라고요. 그래서 지금 당장은 안 된다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게 아니고 진짜 그랬어요. 일단 이사를 이제 막 진행했고 아직 짐 정리도 덜 끝났기 때문이죠. 8월 19일에 이사를 완료했고 9월부터 일을 할 생각이었거든요. 깔끔하게요. 그리고 그 10일 남짓하는 기간동안 진짜로 이사 관련 스케쥴이 아직 덜 끝난게 있어서 마무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일을 바로 할 수도 없었어요. 어머니와 남동생은 이미 직장인이었기에 제가 집에 대기를 하면서 마무리를 해야만 했습니다. 그래서 면접 당시에는 바로는 일을 못 하지만 이후에 가능하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 이놈의 면접관이 연락이 잘 안 되더라고요. 확실히 붙은게 맞는건지 아닌지 알려주셔야 나도 다른 일을 더 알아볼 것 아니냐고 장문의 문자를 남겨두니까 그제서야 본인이 입원을 해서 이제서야 연락을 준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아니 뭐 그동안 의식이 날아가버린 상황이 아니고서야 스마트폰을 일절 안 봤다는게 말이 안 되잖아요. 차라리 바로 일 할 사람이 아니면 안 된다고 이야기를 해줬으면 좋았으련만... 근데 진짜 사람 일 아무도 모르는 것 같습니다.
이때 우연히 아이폰 사설수리점에서 사람을 뽑는다는 글을 봤습니다. 알바몬에서 말입니다. 때마침 수리 파트였고요. 아이폰도 분해를 해보고 싶었던 저였기에 바로 이력서를 제출, 그리고 다음 날이었던가요? 담당자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면접이 가능한지를 물어보더라고요. 회사 위치도 좋았습니다. 지하철로 한 방에 갈 수 있는 곳이었고 역과도 가까웠어요. 그래서 바로 면접 약속을 잡았습니다. 아참, 저는 현재 수염을 기른 상태입니다. 그리고 살이 많이 쪄서 정장도 맞지 않는 상황! 프리랜서 시간이 길어서 사실 정장을 입을 일도 없어서 신경을 안 쓰고 있었거든요. 그래서 홈플러스때에도 면접 복장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었고 그냥 편하게 입고 와도 되고 수염도 딱히 상관 없다고 해서 그렇게 알고 갔습니다. 다행히 이번 면접도 동일했고요. 사장님께서 직접 면접을 진행하셨습니다. 면접은 그리 딱딱한 내용은 없었습니다. 그저 회사의 팀 구성, 앞으로 제가 맡게 될 일에 대해 설명해 주셨어요. 맡게 될 일은 고객 수리 응대 및 스마트폰 수리! 아이폰 뿐만 아니라 갤럭시도 그 대상이었습니다. 저는 기대했던 일이어서 설레임과 동시에 두려움도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장시간 혼자 프리랜서의 삶을 보냈던 후유증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정확히 1년이 지난 시간대입니다. 다시 생각해보면 별 거 아니었던건데 역시 지금까지의 삶의 습관은 참 무서운 것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별거 아닌 것이고요.
"일을 하는 걸로 하시죠!"
"... 알겠습니다."
그 자리에서 바로 합격 통보! 물론 사실 합격이라는 개념보다는 당장 아무나 일을 해도 괜찮은 일자리였을지도 모릅니다. 단지 사장님께서 직접 언급한 것으로는 삼성전자서비스에서 엔지니어 생활을 몇 년 했던것을 높게 평가하셨죠. 사장님도 LG, 삼성에서 엔지니어였던 것입니다. 또한 면접 때 제가 자신있게 이야기했던건 분해 조립 하나는 자신 있다고 언급을 한 것이었고요. 그래서 아마 따로 연락을 주겠다라는 말보다는 바로 일을 해보시라는 방향으로 흘러갔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좀 저에 대해 과대평가해서 보면 말이죠. (하하) 다만 이 때에도 일을 바로 할 수는 없고 9월부터 일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근데 이것도 참 우연일까요? 여기도 9월부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일을 그만두시는 분도 8월 말까지 일을 하기로 되어있었다는군요. 참 기가막힌 타이밍이었습니다. 일 복장도 프리했고 수염 기르는것도 상관 없었기에 사실 이것보다 일하기 좋은 환경은 앞으로 내 인생에서 더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저는 제 2의 직장 인생을 제대로 시작해보기로 확고히 다짐을 하게 됩니다.
![]() |
신나는 스마트폰 분해 조립 |
아까 말씀드렸듯 이 글을 작성하는 시점은 이미 새로운 곳에서 일을 시작한지 1년이 되는 시간대입니다. 사실 처음 한 달 정도만 적응하는데 조금 신경이 쓰였을 정도였고 일을 배우는건 그리 어렵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타인에게 저로 인해서 피해를 주는 행동을 굉장히 싫어합니다. 그래서 공통체 생활을 함에 있어서 절대로 집단에 마이너스가 되는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가장 기본이 되는건 바로 지각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직장에서 지금까지 지각을 한 적은 없습니다. 피부과 관련으로 병원을 다니는데 그거 말고는 말입니다. 그리고 최소 10분 전까지는 출근을 완료해서 매장 내 청소를 도맡고 있습니다. 게다가 나이도 제가 가장 많더라고요. (ㅠㅠ) 그래서 그런지 실수해서 갈굼 당한적은 아직도 한 번도 없습니다. 같은 실수를 여러 번 반복하지 않아서 그런 점도 물론 있긴 하지만요. 아마 제가 20대에 입사했다면 또 이야기가 달라졌을수도 있지만요. 한편으로는 나이 먹고 새 직장에서 일을 시작하는것도 크게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하) 농담이고 그저 잘 해나가야 한다는 생각 뿐입니다. 1년 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너무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생각입니다.
삼성전자 엔지니어 시절때 일 만족도가 클레임 빼고는 매우 높았다고 말씀 드렸죠? 여기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일단 삼성이라는 브랜드가 없기에 클레임 손님이 거~의 없습니다. 1년 동안 딱 한 명 있었을까요? 물론 삼성 클레임에 비하면 별거 아닌 수준이었지만요. 굳이 갑을 관계를 따지자면 삼성 엔지니어때는 제가 을이고 손님이 갑이었습니다. 근데 여기는 아닙니다. 제가 갑이고 손님이 을입니다. 수리가 안 된다면 안 되는 것입니다. 삼성같았으면 왜 안 되느냐~ 내가 삼성 제품 30년 이용하는 사람이다~ 사장 불러라~ 등등의 개소리를 시전하는 인간들이 있지만 여기는 아닙니다. 그래서 고객 응대를 해도 스트레스가 거의 없습니다. 또한 고객 응대 시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수리의 시간! 하루에 신나게 스마트폰을 분해하고 조립합니다. 이 시간이 너무나 즐겁습니다. 옆 팀장님은 시간이 너무 안간다고 하시는데 솔직히 저는 시간이 너무 잘 갑니다. 저도 오랜시간 일을 하면 과연 팀장님처럼 시간이 안 가는 순간이 올까 싶은데 1년간 일을 하면서 너~무 시간이 잘 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월요병이 없습니다. 오늘은 또 어떤 손님들이 어떤 고장난 폰을 들고 올지가 기대됩니다. 어떤 스마트폰을 어떻게 분해조립할지가 기대됩니다.
모두 힘내자!
음~ 이 글을 작성하는데 거의 두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글을 썼네요. 이 글을 작성하게 된 이유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번째는 스스로 돌아보는 시간을 가지기 위해서이고 두번째는 이 글이 저와 비슷한 처지에 처하신 분들이 조금이나마 위로와 용기를 받으실 수 있었으면 하는 목적 때문입니다. 저도 1년 전 비슷한 글을 브런치스토리에서 봤었거든요. 그분도 40대였고 대기업을 그만두고 알바를 시작하게 된 분이셨습니다. 일반적이라면 대기업을 그만두고 알바를 한다면 진짜 이해가 안 될 거란 말이죠? 하지만 그 사람도 본인의 인생에 가장 심사숙고 했을 것이며 어렵게 결정을 내렸을 겁니다. 그 스토리를 글로 만든 것이고요. 저도 비슷합니다. 그렇기에 부디 이 글이 누군가에게 한 줄기 빛이 되기를 소망해 봅니다. 생각나는대로 글을 쓰다보니 중간 중간 오타가 있을 수 있으며 내용이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래도 대충 다 읽어보시면 무슨 내용인지는 아실 거니까 너그럽게 이해해 주세요. AI글이 판치는 요즘인데 이런 글은 오히려 귀한 것 아니겠습니까? 하하!
평택에서 생산직을 하면서 잠 자는 시간을 할애해 블로그에 투자를 했었던 시기가 첫 번째 버전의 삶이었다면 지금 저는 두 번째 삶에서 완성형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제 적성에 딱 맞는 직업, 그리고 취미로 이렇게 꾸준히 원하는 글을 작성하는 40대의 전직 후기! 저는 만족스럽습니다. 그리고 후회는 없습니다. 지금은 작은 목표도 생겼는데 저도 언젠가 스마트폰 사설 수리점을 따로 독립해 운영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당분간은 이곳의 시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좀 더 수행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할 것 같군요. 그럼 모두들 파이팅 하자고요! 끝.
댓글
댓글 쓰기
비밀글은 삭제합니다. 공개글로 남겨주시기 바랍니다.